제가 출석하던 교회에 분란이 생겨서 잠시 집 근처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본 교회의 논리적이면서도 메시지가 분명하던 짜임새 있는 설교에 익숙한 저로서는, 횡설수설에 한번 한 이야기를 자꾸 반복하면서 자신이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한 것만을 강조하는 듯한 그 교회 담임 목사님의 설교에 크게 실망을 해서, 본 교회가 안정될 때까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명설교로 유명한 다른 교회로 다시 옮겨야 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이웃에는 많은 분들이 그 근처 교회를 다니는데 그 교회에서 신앙이 성장하고 삶이 변화하며 성령의 역사를 체험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얘기를 해보니, 그들도 담임목사님의 설교가 체계나 논리가 없는 것은 잘 알고 있었으나 나름대로 메시지가 분명하고, 그것으로 교회를 옮길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때, 모든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이며, 내 귀에는 개떡같이 들릴지라도 성령께서 역사하셔서 모든 설교를 찰떡같이 바꿔 나름대로 선하게 역사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그 생각도 잘못임을 깨닫습니다.
설교를 잘 하든 못 하든, 설교자는 수단일 뿐입니다.
우리는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만, 설교자를 절대화하면 안 됩니다.
설교는 하나님 말씀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설교 내용이 곧 하나님 말씀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논리적 설교를 들어 지적 공감이 생겨도 '성령의 역사'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으면 삶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고, 이른바 개떡 같은 설교를 들어도 그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 성령의 역사를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정리합니다. 설교 자체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닙니다. 그 속에서, 그 설교를 통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설교의 절대화는 설교의 무시만큼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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