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생애 1 -엔도 슈사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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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us Christ/주님과 함께
▒ 나자렛 생활을 떠나서 우리는 그의 얼굴을 본 적도, 그의 목소리를 들은 적도 없다. 지금부터 이야기할 예수의 얼굴이 어떠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이제까지의 무수한 종교화에 묘사된 예수의 얼굴에는 일정한 형태-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 곱슬곱슬한 수염, 광대뼈가 약간 튀어나오고 야윈 모습-가 있다. 이러한 모습을 토대로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비애나 기원, 그 시대의 고뇌나 염원을 담아 예수의 얼굴을 그렸다. 하지만 초대교회 시절, 예수의 얼굴은 이런 형태로 묘사되지 않았다. 성스러운 사람의 얼굴은 묘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외경심과 겸허함에서 예수의 용모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를 피하고 물고기라든가 어린양, 밀 이삭, 포도 덩굴과 같은 상징을 사용하여 ‘그들의 왕’을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