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유서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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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생각의 흐름
유서(사전의료의향서)나는 지금 이 글을 통해, 내 삶이 마지막으로 향하거나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 받게 될 의료 행위 및 돌봄 방식에 대한 내 희망과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가족과 의료진, 그리고 나를 돌봐주는 모든 분들이 내가 남긴 뜻을 존중해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 생명을 단순히 연장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편안하고 존엄한 상태에서, 예수님 품에 안기기 전 이 땅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 나 스스로 말을 하거나 결정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도, 여기에 적는 내 의향이 최대한 존중되길 바랍니다. 가족과 의료진이 충분히 대화하고 고민하여, 내가 추구했던 가치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려주시길 당부합니다.콧줄(비위관) 삽입 및 인공영양에 대한 의..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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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생각의 흐름
얼마 전 회사에서 Key Deal Review를 하던 중에 참석자 한 분이 '듄 세계관' 얘기를 꺼냈는데, 게임과 거리가 먼 저로서는 '세계관'이란 단어의 무척 생경한 적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세계관'이란 말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창, 세계관 — 철학에서 게임까지, 그 깊이를 찾아서"당신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나요?"  아주 단순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이 물음의 답은 우리의 삶을 결정짓는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옳다고 믿는지,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 이 모든 것은 우리가 가진 '세계관'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사실, 세계관은 단지 철학자의 서재에 머물러 있는 개념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 예술, 과학,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게임..
그 날... 윤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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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생각의 흐름
윤제림​어머니는 삼키듯‘세상에’라고만 했다아버지는 눈물만 글썽이며그만한 말도 못했다 우리가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형님의 대입 원서가 누락되어 고등학교 캐비넷에서 마감일 밤에 발견되었던 그 날...그 통지를 받으신 어머니의 숨이 막히는 탄식의 소리를 곁에서 들었던 기억이 어제처럼 생생합니다. 이 시인의 시집 제목은 입니다.역시 어머니가 생각히는 제목입니다.거기에 나오는 다른 시 한 편이 있습니다. 장편 (掌篇)                윤제림전화기를 귀에 바짝 붙이고 내 곁을 지나던 여자가/우뚝 멈춰 섰다“……17호실?으응,알았어응그래울지않을게.”말이 끝나기 무섭게 운다 짐승처럼 운다17호실에…… 가면울지 않으려고백주대로에서 통곡을 한다이 광경을김종삼 시인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길을 건너려다..
쨍하고 해 뜰 날이든 아침 굶은 시어미 같은 하늘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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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생각의 흐름
가수 송대관 님이 소천하셨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제 고향 근처 출신의 그분은 우리 어렸을 때 매우 유행이었던 '해 뜰 날'을 부르셨고, 그 후로도 여러 유명한 트로트 곡들을 부르셨습니다.쨍하고 해 뜰 날이 표현은 비 온 뒤 맑고 화창한 날씨를 묘사하는 말입니다. 어려운 시기가 끝나고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적인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영어로는 A bright sunny day after the rain. 또는 The sun shines brightly after the storm.이라고 풀어쓸 수도 있겠습니다. 이처럼 우리말에는 날씨를 묘사하는 재미있는 표현들이 있습니다.호랑이 시집가는 날, 호랑이 장가가는 날해가 떠 있는데도 비가 내리는 날씨, 즉 여우비가 내리는 날을 가리킬 때 호랑이가 시집간다거나..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 코모레비 komore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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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생각의 흐름
정호승 시인, 내가 사랑하는 사람정호승 시인의 아름다운 시 하나를 소개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나무 그늘에 앉아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세상은 그 얼마나 아룸다운가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나무 그늘에 앉아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코모레비 (木漏..
삼남三南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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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생각의 흐름
이것은 괴로움인가 기쁨인가        황동규 시 갑자기 많은 눈이 내려 잘 걸을 수 없는 날나는 너를 부르리그리고 닫힌 문 밖에오래 너를 세워두리희부연한 어둠 속에 너의 머리 속에소리없이 바람은 불고문이 열리면칼로 불을 베는 사내를 보게 해 주리타는 불 머리의 많은 막막함흩어진 머리칼 아래 무심한 얼굴혼자 있는 사나이의 청춘그물 속의 불빛 그물 속의 불빛뒤를 보려무나그 사이에 나는 웃으리, 금간 얼음장에 희부연한 빛으로,그물 속의 불빛 그물 속의 불빛나는 너를 보리.삼남(三南)에 내리는 눈                    황동규봉준(琫準)이가 운다. 무식하게 무식하게일자 무식하게, 아 한문만 알았던들부드럽게 우는 법만 알았던들 왕 뒤에 큰 왕이 있고큰 왕의 채찍!마패 없이 거듭 국경을 넘는저 보마(步..
김은생 (金殷生) 개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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